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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닥터서울 7호 서울의료원 조영규 과장

    김다양 등록일 : 2022-09-19조회수 : 295
  • 서울특별시립병원 숨은 명의 찾기 프로젝트

     

     

     

     

     

     

     

    2022년 Dr. Seoul 7호 : 서울의료원 조영규 과장 인터뷰

     

     

    Q. ‘제7호 닥터서울’ 조영규 과장님의 소개와 의사로서 외과를 전공으로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학생 때부터 모름지기 의사라고 하면 내과나 외과를 해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내과 인턴을 하는데 뭔가 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완치보다는 호전의 느낌이 더 들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외과는 좀 달랐습니다. 지금도 비슷하겠지만 제가 인턴할 당시 아산병원 외과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도 수술을 척척해내고 회복시켜 퇴원하는 걸 보고는 '아! 이게 내가 생각해 온 의사지!' 하는 생각이 들어 외과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Q. 서울의료원 외과 과장을 역임하고 계시는데 서울의료원 외과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A. 저희 외과는 현재 10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고 소아외과를 제외한 외과의 모든 분야 세부전공자가 있어 암수술과 응급수술 등 외과 수술은 모두 할 수 있는 진료역량을 갖췄습니다. 최근에는 외과가 기피과가 되어 전공의가 없는 어려운 상황인데도 전문의들이 서로 도와가면서 당직도 하고, 응급환자의 경우 전원 보내지 않고 야간에도 필요하면 나와서 응급수술을 하면서 24시간 진료 공백 없이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에서는 팀워크가 중요한 데 저희 서울의료원 외과는 무엇보다 이 팀워크가 좋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Q.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면서 ‘의사가 되길 잘했구나’ 하는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가요?

     

    A. 서울의료원은 병원 특성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 병원의 환자들 보다 이런 분들이 더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은 80세가 넘은 ‘직장 탈출증’ 환자인데 경제적으로 어려워 대학병원을 가기에는 비용 부담이 많이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개인 의원과 지역 종합병원을 찾았으나 고령에 흔치 않은 질환이라 수술을 해주겠다는 곳이 없었습니다. 저한테 오셨기에 수술을 하자고 했더니 환자와 보호자 분이 수술을 해주겠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다행히 수술도 잘 되어 외래에서 웃으시면서 지금 튀어나오는 게 없어져 걸어 다닐 수도 있고 너무 좋다고 진짜 행복해하셨고 무엇보다 아드님이 정말 고마워했습니다. 이 환자분 덕분에 수술이라는 것이 꼭 생명을 살리는 것만이 아니라 삶의 질을 좋게 해주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저도 깨달았습니다. 그 외에도 보호자도 없어 치료받을 엄두조차 못 내다 저희 병원에서 치료받고 감사하며 사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Q. 맹장염 걸린 코로나 환자를 수술로 살렸다는 과장님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서울의료원에서 외과 수술이 어떻게 가능했던 건가요?

     

    A.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겠습니다. 신내동으로 신축 이전할 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음압 수술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건데요. 음압 수술실이 있으니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며 수술을 할 수 있었고 감염 내과에서 잘 도와주셔서 저희들도 안 심하고 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는 당연함과 의무감도 있었습니다.

     

    Q. 공공의료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A. 결정적인 계기라기보다는 학생 때부터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있어 무료진료소 활동을 했었습니다. 최근 국가 전체는 많이 부유해졌는데 어려운 사람들은 여전히 어렵고 나아진 게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병의 치료만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시혜성 진료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답답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기에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게 되실 분들을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정말 많은 취약계층 환자를 돌보셨을 것 같은데, 환경적 제약 등으로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함에 있어 제한을 느끼셨거나 이로 인해 안타까움을 느끼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암 환자 진료에 있어 그러한 부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암의 경우 방사선치료를 먼저 실시해 질환의 경과를 완화시킨 후 수술하면, 환자 예후도 좋고 암으로 손상된 부분에 대한 보존술도 용이해집니다. 또한 방사선치료는 암이 이미 많이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나, 항암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중요한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저희 병원에 방사선치료를 위한 진료과와 기기가 없다 보니,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어쩔 수 없이 타 사립병원에 의뢰를 하고 다시 병원에 오시게 하여 수술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서울의료원에서 암 수술을 하는 환자의 약 70~80%는 의료수급권자와 같은 취약계층입니다. 방사선치료에 소요되는 4주에서 6주 정도의 기간, 필요에 따라 수차례 진행되는 검사와 병원 간 이동, 그리고 방사선치료에 따른 치료비 등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에게 매우 큰 부담입니다. 서울의료원이 방사선종양학과와 방사선치료 기기를 갖출 수 있다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공병원을 찾는 취약계층의 암 치료뿐만 아니라, 치료 외적인 측면에서도 이들 환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공공병원이 이러한 장비를 갖추는 것에는 무리가 있겠으나, 최소한 암 환자를 많이 돌보는 공공병원에 대해서는 이러한 제약이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Q. 서울의료원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A. 흔히들 공공의료를 최소한의 진료로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치료방법과 약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공의료가 최선의 선택인 환자분들이 최상은 아니더라도 더 좋은 치료를 받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서울의료원이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 질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의료 인력의 부족으로 서울시의 여러 공공병원들 중에 야간이나 응급수술에 취약한 곳이 많습니다. 저희 외과만이라도 각 병원과 연결망을 가지고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1년 365일 언제든 긴급 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환경을 서울의료원과 같은 병원에 구축하고, 여력이 부족한 타 공공병원이 이들 병원에 신속하게 환자를 이송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타 병원으로부터 전원되는 긴급 환자를 피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공공병원이 서울시 내 2개 정도가 있고, 병원 간 빠른 환자 이송을 위한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조성되어진다면 서울시 내 의료공백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과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의사(good doctor)란 무엇인가요

     

    A.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다들 ‘먼저 사람이 되어라’ ‘인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능력이 없는 의사는 의사로서의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전지전능하거나 최상의 능력은 어렵겠지요.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정말 착하고 좋은 의사지만 수술 후 합병증이 20–30%가 되는 의사와 성격이 괴팍하고 돈을 밝히는 이기적인 의사지만 수술 후 합병증이 1-2 % 밖에 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수술을 받을까요? 의사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능 력이 있으면서 남의 입장을 이해할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의사가 정말 좋은 의사겠지요.

     

    Q. 과장님의 좌우명 또는 인생 책 구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 말을 좋아합니다. 의사 특히 외과 의사는 제 뜻대로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인간으로서 의사로서 자괴감이 들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 뭐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그리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이겠지' 이렇게 생각합니다.

     

    Q. 닥터서울 공식 질문입니다. 위드코로나/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시립병원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속에서 서울 의료원 역할 또는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공공의료는 군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은 사실 전시에 필요한 조직입니다. 평시에는 크게 투입될 일이 없지요. 그러나 꼭 필요한 조직이고 평시에 잘 훈련된 군인이 전시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공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시엔 일반 환자 진료와 소외계층 진료를 하고 진료의 수준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다 재난 상황이 닥치면 즉시 재난상황에 맞게 전환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평시에 과감한 투자로 시설과 인력의 역량을 높이고 이로 인한 적자는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평시든 재난 시든 수준 높은 진료를 담보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또 하나, 서울은 공공의료기관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공의료기관들이 통합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재난 상황에서 유기적인 협력이 어렵다면, 결국 비효율적인 부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평시와 재난 시 대비한 통합 운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간병원과 비교할 때 공공병원에는 여러 제약들이 존재하지만, 병원 간 통합 시스템 구축과 같은 부분은 오히려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통합의료 정보시스템과 같은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하여 평시든 전시든 공공병원 간 협력과 협업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22년 닥터서울 7호 편집본 상단 E-book으로 보기 및 PDF 다운로드 통해 확인

     

     

    발행처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발행일 2022년 9월 

    발행인 김창보 

    편집인 유창훈, 김다양, 서슬기

    사진/인터뷰 협조 서울의료원 한순웅, 김상희

  • 첨부파일

    22 닥터서울_7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