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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만사 5호]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 최지원 노원구보건소 간호사 인터뷰

    김대희 등록일 : 2021-07-27조회수 : 2578
  • “백신접종 외 코로나19 대응업무 상시 투입, 본연 업무도 병행하며 하루 평균 10~12시간 근무, 주말/휴일에도 거의 매주 출근” 

    “백신 공급관리, 접종, 이상반응 모니터링, 콜센터 운영 등 백신접종업무 업무 다양. 접종 동의, 일정조율, 폐기량 고려 등 사전에 많은 시간 할애 필요” 

    “접종당일 의사 번복, 수급 불안정 등 현장의 어려움 많으나, 일상회복을 바라는 염원과 희망 공존” 

    “빈번한 백신접종 지침변경으로 현장 대응의 어려움이 커, 일관성 있는 국가 지침 안내 필요” 

    “지역보건법 보건소 간호사 배치기준 지난 25년간 제자리.. 인구 1000만 서울에도 보건소당 최소배치인원은 18명에 불과하여 인력 부족.. 간호직 공무원 정원 확대 절실히 필요”   

    “일상회복의 최선은 백신접종, 백신의 두려움보다 안전한 내일을 위해 집단면역 형성에 시민들의 적극 동참 당부”

     

    최지원 노원구보건소 간호사
    최지원 노원구보건소 간호사 

     

     

    바야흐로 백신 시대... 지역보건 현장의 목소리를 소개하는 「건강만사(건강한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제5호에서는 코로나시대에 예방의 최전선에서 서울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접종 업무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지원 노원구 보건소 간호사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Q.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일선 백신접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여 주셔서 서울시민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바쁘실 텐데 서면으로나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최지원 간호사님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방문접종 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는 서울시 노원구 보건소 간호사 최지원입니다. 노원구 보건소에서 지난 2019년부터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에 예방접종 업무는 처음 맡게 되어 생소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여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 지겨운 싸움이 끝나지 않아 보건소 간호사분들의 업무 소진이 매우 클 것 같습니다. 요즘 하루의 일과가 어떠신지, 근무시간은 어느 정도 되시는지요? 

    A. 코로나19 대응 업무 외 본연의 업무도 처리해야 하기에 정규시간 근무는 사라진지 오래이며, 대부분의 동료들이 주어진 업무를 바삐 처리하다 보면 보통 10~12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보건소에는 필수보건의료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간호직 공무원뿐 아니라 한시적 근로자 신분의 간호사가 전체 간호 인력의 절반수준이지만 정규근무시간 외 근무는 여러 여건상 간호직공무원만 수행하다 보니, 야간 근무를 포함하여 주말이나 휴일에도 지속되어야 하는 코로나19 콜센터, 자가격리자 관리,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코로나19 예방접종 업무 외 보건소 각종 비상근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거의 매주 출근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Q. 보건소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직/인력 변동이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작년부터 계속 코로나19 대응에 애쓰셨을 텐데요. 코로나19 이전에는 보건소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고, 백신접종 업무를 담당하시기 전에는 주로 어떠한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수행하셨나요? 

    A.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지역사회건강조사’와‘아토피․천식 예방관리’사업을 담당하고 있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는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국내,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모니터링, 코로나 콜센터 근무, 역학조사 지원 등 확산 상황에 따라 겹겹히 투입 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전국민 접종이 시작되면서 예방접종 업무도 병행하여 수행 중에 있습니다.

     

    Q.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전국민 접종이다보니 업무의 분업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노원구 보건소에서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으며, 간호사님께서는 어떤 업무를 수행하시는지요? 또한 백신접종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신가요? 

    A. 코로나19 백신접종 업무는 전 국민 대상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직군별, 나이별 백신접종 시작시기가 세분화 되어있고, 백신 또한 수급현황에 따라 나뉘어져 있습니다. 현재 각 구별로 설치·운영 중인 예방접종센터와 보건소, 의료기관 등에서 다양하게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노원구 보건소에서는 국가 지침에 따라 직군별 우선접종 대상자를 중심으로 지난 2월 26일 부터 첫 접종을 시작하였으며, 안전한 백신수급 및 공급을 위한 백신관리,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 시민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콜센터, 관내 의료기관의 원활한 코로나 예방접종 수행을 위한 관리·감독 등 다양한 업무에 필요한 담당자들을 지정하여 운영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저는 요양시설, 취약시설 입소자·이용자·종사자 예방접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백신접종 업무수행은 대상자의 접종 동의, 미동의를 거쳐 백신 수급량을 확정지어야 하고 해당시설과 예방접종 일정조율 및 백신 폐기량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사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접종 당일 동의, 미동의 의사 번복 등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때, 또 백신수급의 상황이 불안정 할 때에 업무추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Q. 시민들이 백신접종 과정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보건소에서 백신접종을 맞는 실제 프로세스에 대해 처음부터 귀가 시까지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보건소의 백신접종 프로세스는 보통 다른 예방접종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정해놓은 예약시간에 맞춰 적정 인원만 수용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신접종 프로세스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① 발열체크 및 손 소독 후 입장,  ② 신분증 확인 및 예진표 작성, ③ 예진 및 접종, ⑤ 접종내역 전산 등록 및 이상반응 안내문 제공, ⑥ 이상반응 관찰공간에서 대기(15~30분), ⑦ 특이사항 없을 경우 귀가 순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원구보건소 코로나19 예방접종실 현장 전경
    노원구보건소 코로나19 예방접종실 현장 전경

     

    Q. 백신접종 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 예방접종과는 사뭇 현장분위기가 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 현장경험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처음 백신접종 대상은 요양병원, 요양시설 종사자·입소자 였는데요. 당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어 접종일 바로 전날 늦게 까지도 동의를 취소하는 등 변수가 많았습니다. 접종 당일 보건소 전직원이 아침 7시 이전까지 출근하였고, 각종 언론사의 취재진이 함께 하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그날의 현장은 코로나 백신이 우리의 일상을 원래대로 돌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과 희망이 함께 였던거 같아요. 특히 노원구 주민 중 맨 처음으로 접종하신 분은 요양시설의 종사자였는데 면역력이 약해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안위를 위해 또 가족들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백신은 꼭 맞아야 한다며 첫 접종에 흔쾌히 용기를 내어 주셨고 많은 언론사에서 그 모습을 담고자 열띤 취재가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하시고 다시 인터뷰 하신 모습을 기사로 접하였는데 역시나 건강하고 편안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Q. 백신 접종 후에 30분 정도 대기하면서, 이상반응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민들은 이상반응 대기시간 준수 등 접종과정에 잘 협조해주시나요?

    A. 네. 보통은 이상반응 대기시간에 대해 이해하고 잘 준수해 주셨습니다. 간혹 시간이 되기 전에 가야한다고 하시거나 중간에 자리이탈, 대기 중 수다 등 코로나 방역수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지만, 그럴 때는 자제를 부탁하고 수칙을 말씀드리면 대부분 수긍하고 따라주십니다.

     

    Q. 노원구 보건소 접종시민 중 혹시 이상반응이 관찰되어 조치된 사례가 있나요? 있다면 당시 상황 및 대처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보건소에서 접종 중 한 대상자가 접종 후 5분도 채 되지 않아 어지러움 증상을 호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즉각 이상반응 대기실로 안내하여 침대에 눕도록 조치하고 활력징후 및 혈당 체크, shock position을 유지하며 산소를 공급하였습니다. 의료진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며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였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구급차를 대기시켰습니다. 다행히도 15분가량 안정을 취한 뒤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어 무사히 귀가하셨지만, 더 나빠지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했을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이상반응과 관련하여 대상자들을 더 유의 깊게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Q.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인력들의 어려움이 작년 여름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선별진료소 대응 인력들이 폭염으로 실신하는 사례까지 보도되고 있는데.. 백신접종은 내부에서 이루어지긴 하지만 어떻습니까? 

    A. 백신접종 같은 경우에는 실내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대상자 분들께서 정해진 예약 시간을 잘 준수하여 방문해 주신다면 크게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차단을 위해 현재 단기간 내 전 국민 접종률을 끌어 올려야 할 시점으로 ‘의료진’ 또 ‘공직자’라는 사명감만을 가지고 이중, 삼중의 업무를 감당하기엔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Q. 접종을 직접 진행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백신접종을 위해 개선되어야 하거나 지원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백신접종에 대한 지침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급변하는 지침을 반영하여 안내하기가 힘들 때가 있습니다. 민원인은 당연히 납득이 안되는 상황인데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울 때 난감하더군요. 좀 더 일관성 있는 국가 지침과 공지가 사전에 안내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중 감염된 간호사가 200명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업무에 임하시고 계실 텐데요. 이러한 두려움을 주로 어떻게 극복하고 계시는지요? 

    A. 많은 분들께서 감염에 대한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직접적으로 민원인들을 마주하고 접종이나 검체 채취 업무 등을 할 때에는 ‘이 분이 확진자라면?’ 이라는 생각이 불현 듯 떠오르며 마음이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철저하게 지침을 지키고 조심하면 아무 문제 없다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막연하게 불안한 마음 보다 기본적인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켜주신다면 얼마든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부산의 한 30대 젊은 간호직 공무원이 코로나 19 방역업무 등에 지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같은 간호직 공무원으로서 안타까움이 더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A. 많은 공무원들이 코로나19 현장에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건소에서의 간호직공무원은 간호사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투입되거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휴직, 퇴직, 병가 등 빈자리가 늘어나고, 그 업무는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며 고스란히 남겨지고 있습니다.  보건소의 간호직 공무원은 국가적 재난·재해 뿐 만 아니라 공공의료와 건강복지에 꼭 필요한 인력임에도 지역보건법의‘보건소 간호사 배치기준’은 지난 25년 동안 한번도 손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보건소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를 맞이하여 건강증진이라는 개념이 도입 되면서 대상 또한 보편적 계층으로 확대 되었고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예산과 더불어 업무량 또한 방대해 졌습니다. 거기에 기후 변화에 따르는 신종 감염병의 잦은 출몰로 대량의 위기 사태가 빈번해 지고 있는 지금도 25년 전 기준인 인구 1,000만 명이 사는 서울의 보건소는 최소 배치 인원이 18명이고, 부산은 14명, 강원도는 10명입니다. 현실에 적합하지 않는 구조는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직 공무원 정원을 실정에 맞게 확대·조정하여 국민들의 안위와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접종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의료진으로서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일상으로 가장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백신 예방접종 입니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다면 단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고 백신에 대한 두려움보다 안전한 내일을 기대하며 집단면역 형성에 동참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본고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인터뷰 대상자의 요청으로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발행일: 2021. 7. 27. 

    담당자: 건강돌봄지원본부 김윤수, 문연옥, 김대희